어떻게 해야 했을까?

2026-08-08
“20년간 기록된, 사적인 가족의 초상”
스물넷, 다정하고 촉망받던 누나에게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다.
부모님은 병원 대신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우는 것을 택한다.
그렇게 닫힌 문 안에서, 가족은 20여 년간 서로에게 침묵했다.
더는 외면할 수 없었던 남동생은 카메라를 들고 그 침묵 속으로 들어간다.
누나에게, 부모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묻기 위해.

그리고 끝내 우리에게 묻는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영화 #다큐멘터리
그러게…….

아래는 많은 스포일러가 가득

보기 전까지만 해도 해결이 됐으니까 세상에 나왔겠거니 싶었단 말임. 근데 보면 볼 수록 그게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이 영화는 모든 장면들이 헛되이 쓰이지 않았다고 생각함.
맨 처음에 아버지에게 병에 걸렸을 때 뜨거운 물에 담가 나았다는 민간요법에 대해 언급하고, ‘요즘은 항생제면 다 낫는데.’라고 대답하는 장면만 봐도 아버지는 원래 현대 의학을 믿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 처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려나 싶음.
혹은 자신이 아는 것만을 믿으려는 독선적인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거나.

그리고 나는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 ‘감독이 진짜 대단한 사람 같다’는 거였음
처음 누나한테서 조현병 기가 보였을 때도 아직 어린 학생이었을 텐데 상황 해결을 해보려고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부터… (물론 뒤에 본인의 정신을 위해서 빠른 독립을 했지만, 누가 감독을 비판할 수 있을까….)

나라면 그런 상황에 빠졌더라면 절대 그리 행동 못했을 거란 말임. (물론 이런 사고마저 너무 ‘나’주의적이고 그 가족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겠지만)
아무리 가족이어도… 나는 내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 감독처럼 행동 못했을 거 같음

그런데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성인이 된 이후로도 계속 방문하면서 부모님을 설득하려고 했다는 게 대단한 점 같음. 누나한테 말을 걸며 소통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점이나…

사람들은 부모들을 답답하다고 하거나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내가 부모였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고 생각함. 물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에 조금 환멸이 나기야 했음. 어쨌든 본인들이 선택한 거고, 본인들이 딸의 치료를 시도도 않고 포기한 거잖아.
그렇다고 아무런 치료 시도를 못한 부모들을 무작정 욕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봄. 그 사람들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었겠지, 물론 이해도 되지 않고, 틀리긴 했지만…

마지막에 감독의 질문에 아버지가 ‘실패하지 않았다고 본다’라고 대답하는 점에서 참, 마음이 씁쓸했음.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그 결과가 어떤 점이 실패하지 않았던 걸까. 궁금하기도 함.


어찌 되었건 정말 좋은 영화였음. 감독이 어떤 삶을 알기에도 좋았고….
다른 이의 삶에 평점을 매긴다는 일 자체가 참 이상하지만…  안 남길 수가 없어서 5점을 찍는다….